서울대학교 세종입 우리나라의 초례 1
2016. 4. 18. 02:07ㆍ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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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례의 뜻과 기원
초(醮)란 소재도액(消災度厄)의 법으로서 인간이 하늘로부터 받은 수명인 천명을 다할 수
있기 위하여 모든 앙화와 액을 제거해 주도록 지고신(至高神)인 하늘(天)에 탄원하는 내용이
그 핵심이다. 이 때 국가적 차원의 기복과 개인적 차원의 기복으로 그 내용을 나눌 수 있는
데, 초례가 국가적 행사로 시행될 때에는 기우(祈雨),기설(祈雪) 등 농업생산과 관련된 기
원을 하여 농경시대에 가장 두려운 대상인 기상이변이 없기를 기원하고, 재난이 없는 세상이
되는것을 기원하였다.
이렇게 국가적으로 행해지는 초례의 종류를 초제(醮祭)라고 하였는데
보통 밤에 성신(星辰) 밑에서 초,포,병이의 폐물을 진설하고 오성열수에 제사하는 형식을 띠
었다. 이때 청사(請詞)라고 일컫는 제문을 꾸며 옥황상제에 상주하는 형식을 띠기도 하였다.
민간에서의 초례는 개인적 차원에서 복을 기원하는 것이다. 민간에서의 복이란 부(富),
장수(壽), 건강(康), 평안(寧) 등이고, 이를 하나로 압축하면 장수(長壽)가 으뜸이다.
이러한 것을 누리기 위해서는 전쟁, 죽음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일이 없어야 했으므로 이를
신명(神明)에게 기원했던 것이다. 또한 왕실에서도 민간인과 같이 양재초복(讓災招福)의
초례가 지속되었는데 이는 주로 무병장수를 비는 초례였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조선
초기의 장수를 비는 초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이때 복을 비는 초례는 개복신초례(開福神醮禮)라고 하여 왕자 탄생등에 주로 행하였다.
이렇게 넓은 의미에서 행해지던 초례는 신라 말~ 고려 중기까지 국가의 지원을 받아 성행
하였지만, 조선시대에 와서는 초레가 국가적 행사로서 점차 퇴락하고 단지 민간의 의례 속에
서만 남아있게 된다. 이는 봉건사회의 위계질서에 기인한 것인데, 오직 중국의 황제만이
천제(天帝)에게 제사를 지낼 수 있고 제후국은 종묘사직(宗廟社稷)에 제사지내고 서민은
조상에게 지낸다는 방식이 당시에는 정당한 예법이었기 때문이다. 이희재, “초례의 종교적 의미”,
이런 원칙에 벗어날 때 그것은 음사(淫祀)라고 규정되어 잘못된 것으로 간주하였다. 초례는
밤하늘의 성수(星宿)에 대한 숭배이지만, 하늘에 대한 경외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역시 음사
로 규정되고 더욱이 국가에서나 왕실에서의 초례도 천제에 대한 숭배로 간주되어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종법적(宗法的) 질서를 어긴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로부터 소격서를 철폐하
라는 주장이 나오게 된다.
2. 관혼상제에서의 초례
결국 임진왜란 이후 궁중내의 소격서는 관서로서 폐지되었지만, 민간에서는 관혼상제의
의례속에 초제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은 초례의
의미가 관례나 혼례시에 술과 안주를 올리는 형식적인 절차이며, 과거에 국가적으로 행해진
초제와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민간에서의 행사와 국가적인 기복의 행사로
나뉘어져 결국 국가적 차원의 초례는 쇠퇴하고 민간에서는 관혼상제에서의 의례 절차로
남긴 하였지만, 그 뿌리는 같은 것이 된다.
관혼상제에서의 초례에 초점을 맞춰 보면, 관례(冠禮)시의 절차와 혼례(婚禮)시의 절차가
있다. 관례에서의 초(醮)란 올리는 술을 말하며, 이를 내초(乃醮)의식이라고 하는데 이 의식
에서 관례자는 주례와 집사자에게 절을 하고 술을 마시게 된다. 먼저 주례가 관례자에게 숙
이고 북향하여 축문을 읽는다. 이것이 초사(醮辭)이다. 초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년례에서의 초례 의식)
혼례에 있어서 초례는 대례에서의 한 절차이다. 혼례 당일이 되면 신부집에서는 사랑마당
에 차일과 병풍을 치고 탁자를 놓아 붉은 보자기를 씌우고 , 탁자 앞에는 배석을 깔며 대문
부터 배석 앞에까지 전안청과 안대청 중앙에 모란병을 친 뒤에 독좌상에 대추,밤 등을 진설
한다. 독좌상 앞에는 화문석을 펴고 동서로 수방석을 하나씩 놓아 초례청(醮禮廳)을 만든다.
시간이 되어 신랑이 신부집에 도착하면, 신부집에서는 연소자를 택하여 문에 나와서 신랑에
게 읍하고 인도한다. 이때 신랑은 답례하며 행보석을 밟고 전안청에 와서 선다. 신부집에서
전안례를 마친 다음 함께 신랑집으로 가서 교배례와 합근례를 하면 초례가 끝난다.
속례(俗禮)에서는 신부집에서 전안례를 끝낸 다음 바로 교배례와 합근례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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