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영성체 예식 1

2016. 4. 20. 13:18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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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이 글에서는 세계의 많은 종교들 중 천주교의 의례의 하나인 영성체 예식에 관하여 다루어볼 것이다. 영성체 예식은 천주교에서 신께 드리는 제사인 ‘미사’ 중에 사제가 축성한 빵과 포도주를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과 나누어먹는 행위이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하여 미사의 전체 과정에 관하여 간단히 소개하고 그 안에서 영성체가 갖는 의미를 알아보려 한다. 또한, 천주교 신자로서 일정한 자격을 얻어서 비로소 예식에 참여하게 되는 과정인 첫영성체에 대하여도 알아보고, 직접 경험해본 입장에서의 감상도 서술해볼 것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예식 자체와 행위를 소개하려 노력하였으나, 예식의 각 절차가 갖는 의미와 종교적 용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천주교의 입장에서 쓴 책들을 주로 참고하여 기술하였고 그로 인해 해당 종교의 주관적인 해석이 다소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1. 미사란?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를 말하며, ‘미사(Missa)’라는 라틴어를 음역한 것이다. 
 미사는 천주교의 가장 성대하고 엄숙하며 거룩하고도 존엄한 고유의 의식이다. 이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기리는 의식으로써, 성서를 봉독(奉讀)함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감사하고 성찬을 나누는 것이 미사의 전체적인 과정이다. 더 자세히 미사의 과정을 나누어 살펴보면 [시작예식]과 [말씀의 전례], [성찬의 전례], [영성체 예식], [마침예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미사경본에 적혀있는 예식의 순서를 그대로 옮긴 것인데, 미사경본이란 천주교 공식 예배 행위인 미사를 드리는 데에 있어서 행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지시해 놓은 책이다. 즉, 사제가 미사를 거행할 때 사용하는 기도문과 형식 등을 수록해 놓은 전례서(典禮書)이다.

 

 

원래 미사는 “Ite Missa est(이떼 미사 에스트)”라는 말로부터 왔으며, “가시오”, “해산”이라는 뜻이었다. 즉 ‘미사’는 ‘모임의 해산’을 뜻하는 명사이다. 이 말은 3세기부터 신자들 모임에서도 사용하였고, 4세기에는 해산의 뜻뿐 아니라 모임 전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그 후 예비자(예비신자)를 위한 말씀의 전례와 신자들의 성찬식을 미사라 하였고, 나아가 기도와 가르침, 성찬의 전례, 영성체 예식까지를 통틀어 미사라 부르게 되었다. 미사라는 말이 예수가 최후의 만찬을 통하여 제자들에게 전해준 만찬 제사를 재현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가 된 것은 5세기부터라고 한다. 

 


 

미사는 성서에 나오는 ‘최후의 만찬’과 관계가 있다. 성서에 따르면 예수는 후에 십자가에 못 박혀 육체적으로 죽지만, 최후의 만찬 때에는 신비적으로 죽는 모습을 보인다. 빵과 포도주를 자신의 몸과 피가 되게 하고 이를 제자들과 함께 나누어먹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예수의 죽음은 신비적으로 실현되는데 천주교에서는 이를 미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다. 예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자신이 죽음으로써 스스로 희생제물이 되었다. 따라서 미사는 예수의 죽음과 희생을 재현하는 과정이고 예수의 지체인 신자들이 그의 수난에 참여하는 것이다.
미사 제의에서 사제의 역할은 성서의 해석을 통해 알 수 있다. 최후의 만찬 때 “너희는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루가 22/19)라고 한 예수의 말이 제자들을 사제로 만들었고 이후 제자들은 사람들을 선정하여 이들에게 사제권을 인계함으로써 후계자들을 정했다. 따라서 사제들은 ‘예수 신비의 관리자이며 대리자’로서 미사를 거행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미사 전례의 과정 중 [성찬의 전례]가 [영성체 예식]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성찬의 전례 때에는 빵과 포도주를 준비하고 축성한다. 초대 교회에서는 성체를 이루기 위한 빵과 포도주를 신자들의 집에서 가져왔고, 줄지어 제단 앞에 이를 바치며 시편을 노래했다고 한다. 

 


 지금은 예물을 화폐로 대신하고, 신자 중 대표가 제병(祭餠: 밀가루로 만든 얇은 빵)과 포도주를 사제에게 바친 뒤 사제가 이를 축성하는 것으로 성찬의 전례가 행하여진다. 제물을 준비하고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는 것으로써 성찬의 전례를 진행하는 것은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했던 모습과 말을 그대로 재현하여 예수를 현존케 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성찬의 전례가 끝난 뒤, [영성체 예식]에서 신자들은 줄을 서서 성체를 받아 모시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하면, 신자는 “아멘”이라고 응답하고 사제가 주는 빵을 받아먹는다. “아멘”은 성체가 참된 예수의 몸과 피라는 것을 수긍하는 “그렇습니다”, “나는 믿습니다”라는 말이다. 천주교의 교리에 따르면 영성체 예식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세례성사나 고해성사를 받아 은총의 상태에 있어야 하며, 적어도 한 시간 전부터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공복재를 지키고 몸도 단정하게 해야 한다. 그만큼 성스러운 의식이기 때문이다.

 

 

 

2. 영성체 예식

 

 

영성체란 예수의 몸인 성체를 신자들이 마음 안에 실제로 받아 모심을 의미한다(천주교에서는 먹는다는 표현 대신에 모신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13세기까지는 포도주와 같이 먹었으나(양형영성체: 兩形領聖體), 그 이후는 빵만 먹게 되었으며(단형영성체: 單形領聖體), 이를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정당화시켰다. 그러나 바티칸 2차 공의회에서는 교황청의 결정으로 주교의 허락을 받아 양형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천주교 교리에 따르면 예수를 받아 모시는 행위는 이기적인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와 하나가 되는 것, 말 그대로 일치를 표현하고 있다. 또 예수와의 일치와 함께 신자 상호간에 형제가 됨을 강조한다. 그로써 신자들은 하느님과 일치를 이룰 뿐 아니라 신자들 상호간에도 일치를 이루게 된다고 한다.

 


또 천주교의 교리에 따르면 성체를 영하면 사람들은 내적으로 예수와 일치하여 많은 은혜를 받게 된다. 사욕이 약화되며, 착한 행위에 대한 기쁨과 힘이 주어지고, 소죄의 사함을 받거나 대죄를 범하지 않도록 보호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리고 영광스러운 부활과 영원한 행복에 들어갈 수 있는 보증도 받게 된다고 한다.

 


“성체(聖體: Eucharisria, 에우까리스띠아)”라는 말의 뜻은 ‘감사한다’라는 의미의 희랍어에서 유래한다. 즉, ‘최고의 은혜를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함을 말한다. 현대 교회에서의 성체의 의미는 빵과 포도주의 외적인 형상 안에 예수의 몸과 피가 실체적으로 현존함을 말한다. 즉, 가시적인 빵과 포도주는 형태에 불과하나, 실체적으로 예수의 인성(人性)과 천주성(天主性)까지도 그 형태 안에 현존하고 있음을 말한다. 앞서 알아보았듯, 성체 축성은 미사 중 성찬의 전례 중에 이루어진다. 성찬기도는 감사와 제사, 그리고 식사의 초대를 포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수가 수난 전날 행한 바를 서술하는 것이 그 중심 내용이다. 이때가 미사의 절정이라 볼 수 있는데, 미사에서 쪼개어진 빵은 예수님의 몸이며, 교회가 이를 행할 때마다 예수의 이 유일한 제사는 교회 안에 현존하는 것이다. 이 제사에서 제관인 예수가 최후의 만찬 때에 한 말을 반복할 때마다 빵과 포도주는 예수의 몸과 피로 변화된다. 이렇게 변화된 것이 바로 성체이다.

 

 

 

예수는 대속(代贖)을 위하여 스스로 인류를 대신하여 자신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쳤다. 이는 인류 구원을 위해서이다. 그리고 예수는 수난 전날 밤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성체성사(聖體聖事)를 제정함으로써, 그 제사에 참여하는 모든 이는 죽음에서 새 생명으로 건너가게(Pascha: 빠스카) 하였다(루가 22/15; 마태 26/26; 루가 22/20). 성경에 따르면 예수는 빵의 개수를 많아지게 하는 기적을 행하면서, “나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라고 하였다. 이는 곧 성체에 대한 약속이며, 최후의 만찬 때 한 말로(마태 26/26~28, 마르 14/22~24, 루가 22/19~20, 고린1 11/23~25), 성체성사를 세우고 그 예를 행하라고 제자들에게 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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